창문에 걸린 커튼 사이로 살랑살랑 불어오는 바람. 책상 의자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켠 다음, 싱긋 웃으며 숨을 크게 들이마셔 봅니다. 이윽고 코 끝을 간지럽히는 초록의 내음.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 왔음을 실감하게 됩니다. 추운 겨울을 무사히 잘 건너왔다는 자연의 격려처럼 느껴져서일까요? 매년 이맘때쯤이면 새로운 계절이 보내오는 따스한 응원이자 시작을 알리는 초대장을 기다리곤 해요.
초대를 받는 건 설레는 일이죠. 그리고 그 초대에 모르던 것이 많을수록 특별해지는 법이고요. 낯선 에너지에서 신선한 자극을 얻을 때가 많으니까요. 봄이 오는 소리를 들으며 3월호는 ‘초대’라는 키워드에 집중해 'LYP Premium' 적립 혜택 서비스와 실과 코바늘로 뜨는 특별한 취미를 전합니다. 뉴스레터라는 문손잡이를 열고 들어와, 호기심 가득한 어린아이처럼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를 유람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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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YP Premium' Project UX/UI/Graphic Desig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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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 Yahoo!, PayPay 세 회사가 하나로 뭉쳐 만든 알짜배기 혜택 멤버십 ‘LYP Premium’이 출시됐습니다. 부푼 기대감으로 이리저리 서비스를 둘러보다 이내 깨달았어요. ‘차별화된 경험은 작은 틈새를 포착하는 데에서 출발하는구나!’ 그러자 머리 위로 뜨는 물음표 하나, 사용자를 향한 섬세하고도 다정한 시선을 지닌 이들은 누구고 어떤 차이를 의도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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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이가인, 이현지, Kakuma Mayu, 방은경, 허지민, 홍선경, 김가림, 박예인, 안진언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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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P Premium을 소개해주세요.
현지 : LINE, Yahoo!, PayPay(일본 모바일 결제 서비스) 3사의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월간 구독 서비스입니다. 가입자는 월 650엔(야후 웹 결제 시 508엔) 약 5,500원 정도의 금액으로 1,200만 종류의 LINE의 스티커 프리미엄 및 유료 폰트와 앨범 내 고화질 사진, 동영상 업로드 등의 혜택을 누릴 수 있어요. 그뿐만 아니라 야후 쇼핑에서 구매할 경우 포인트가 적립되고, 페이페이 쿠폰 등이 나와요.
많은 혜택을 임팩트 있게, 단번에 매력을 느끼도록 보여주는 작업이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현지 : 처음 프로젝트를 맡게 됐을 때 ‘LYP? 무슨 서비스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사용자도 이름부터 낯설고 생소할 것 같았어요. 그래서 LYP Home에 들어왔을 때 어떤 서비스인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할 것, 이해한 뒤 자연스럽게 구독까지 이어지게 할 것. 이렇게 2가지를 최우선 목표로 잡고 UX 설계를 했습니다.
아래의 Benefit home 상단 이미지가 대표적인 결과물인데요. UI팀, User Research팀과 여러 번의 사용자 검증을 거쳐 C안을 발전시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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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9세 LINE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서베이에서 응답자들에게 C안을 선호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라인 메신저와 연관된 느낌이 들고 이질감이 없다'고 답했다.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수 있나요?
Kakuma : 3D 에셋을 담당하신 가림 님이 추후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지만, LINE, Yahoo!, PayPay에서 나온 서비스라는 것이 즉시 인식될 수 있도록 LYP 로고를 중심으로 3사의 캐릭터나 모티브를 사용했습니다. 처음 보는 서비스이지만 익숙한 서비스 요소가 있는 것만으로도 친밀감 내지는 안심감을 줄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키 비주얼 아래에는 스크롤을 끝까지 내릴 수 있도록 대표적인 혜택만 쏙 넣어 심플하게 구성했습니다. 전체적인 통일성과 그리드를 염두에 두고 퍼스트 뷰(First View)에서 사용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혜택을 어디까지 보여야 하는지 등을 많은 사람들과 함께 고민했던 기억이 납니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혜택일지라도 너무 잦은 노출은 피로감을 주기도 합니다.
가인 : 그래서 니즈가 있을 법한 부분에서 엔트리 포인트를 제공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LINE 앨범을 예로 들자면, 앨범 사진 추가 +버튼 위에 툴팁(Tool-Tip)으로 자연스럽게 ‘LYP에 가입하면 화질 저하 없이 이미지와 동영상을 업로드 할 수 있어요’ 메시지를 띄웠죠. 툴팁을 닫고 앨범에서 사진을 선택하는 과정에서도 방해는 주지 않되 프리미엄 기능을 인식할 수 있도록 앨범 폴더 밑에 작게 배너로 안내하고 있고요. 요약하자면 메인 사용성과 충돌하지 않도록 가볍게 제안하는 방식으로 풀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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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efit Detail 화면에는 너무 많은 정보 대신 주요 혜택을 심플하게 나열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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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을 맞아 ‘세뱃돈’ 컨셉으로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했죠?
현지 : 연말/연초는 LINE 내 트래픽이 가장 높은 시기이자, 신년 기념 스티커 배포 등 이벤트를 많이 하는 시기입니다. 이때 가입자를 확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이벤트를 기획했는데요. 친구를 초대한 나는 포인트와 신년 스티커를 받고, 친구는 포인트와 LYP Premium 무료 이용권을 받는 바이럴 이벤트예요. 아무래도 친구의 추천으로 무료로 사용해보는 것이 허들이 낮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것 같습니다. 실제로 KPI를 보면 New Subscribers(신규 구독자) 수치가 급증했어요.
Kakuma : 새해를 축하하는 시기에 진행했기 때문에, 디자인 비주얼을 ‘설날(1월 1일)' 하면 떠오르는 '호화스럽고 경사스러운', '일본다운' 분위기로 연출했습니다. 또 일본의 설날 연례행사인 '신년 인사'와 ‘세뱃돈’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혜택을 ‘친구가 준 세뱃돈’이라는 컨셉으로 잡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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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기념 'LYP 친구 초대 이벤트' 페이지 화면. 세뱃돈 봉투를 모티브 삼았다.
이게 광고인지 혜택 메시지인지 헷갈리지 않을까요?
가인 : 세뱃돈을 받는 친구가 광고로 오해하지 않도록, 상단에 보낸 친구의 프로필을 넣어 ‘선물’ 느낌을 강조했어요. 또 초대 혜택 내용과 LYP Premium 가입 시 얻게 되는 혜택을 따로 홈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바로 확인할 수 있게끔 플로우를 구성해 신규 가입을 유도했습니다.
직접 체감하는 일본 현지 반응도 궁금해요.
Kakuma :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인지도가 오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LYP Premium에 등록했다」, 「너무 이득이다」, 「즉시 혜택을 사용했다」 등의 이야기를 SNS에서 보는 일도 많아졌거든요. 제 주변의 지인도 등록해 사용하고 있어서 기쁨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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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그래픽 이야기로 넘어가볼까요? 불투명한 유리 재질이 무척 인상적이었어요.
가림 : 완전히 투명하거나, 뒤에 있는 사물이 적당히 블러 처리되어 비치거나, 홀로그램처럼 무지갯빛이 돌거나, 같은 유리여도 다양한 방식으로 제작된 3D 그래픽 레퍼런스를 접할 수 있었는데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LYP만의 유니크한 스타일'을 구현하고자 여러 오브젝트를 배치하고 겹쳐 테스트했습니다. 위에서 설명해 드린 바와 같이 사용자 의견을 반영하여 메인 그래픽은 3사 서비스의 로고에 친근한 브라운 캐릭터, 금전적인 혜택을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금화 오브젝트를 3D 그래픽으로 표현해 완성했어요.
까다로운 부분이 많았을 것 같아요.
진언 : 유리 질감의 ‘글래시 모피즘’은 당시 그래픽 트렌드 중 하나이기도 했고, 평소 적용해 보고 싶었던 거라 여러 시안 중 하나로 제작했는데 내부 평가 및 유저 인터뷰 반응이 좋았어요. 그래서 이쪽으로 방향을 잡고서 불투명한 질감을 어느 정도로 표현할지 두께감, 색감, 표현의 밀도 등을 테스트했습니다.
처음에는 두께감 없이 앞과 뒤의 레이어를 가진 아이콘을 세트로 제작했는데 크기에 비해 그래픽이 너무 복잡해지더라고요. 유리 블록의 두께감으로, 아이콘이 파여 보이지 않을 만큼의 투명도를 적용해 현재 버전이 결정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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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phic팀에서 테스트를 진행한 글래스모피즘 시안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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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YP Premium의 브랜드 컬러를 설정하는 데도 고민이 많았죠?
예인 : 3개의 회사가 함께하는 프리미엄 구독 서비스이기 때문에 자신감, 충성도, 신뢰의 느낌을 줄 수 있는 파란색을 메인 컬러를 활용했습니다. LINE의 연두색, Yahoo!와 PayPay의 빨간색, 흰색과 조화롭기도 하고요.
브랜딩을 하면서 특히 신경 쓴 부분이 있나요?
예인 : LYP Premium 브랜드 코어 키워드는 Fun, Friendly, Good Deal, Special인데요. 밝고 활기찬 느낌의 단어들이지만 익숙함과 직관성을 중요시하는 일본의 문화를 고려해 기존 서비스의 비주얼을 함께 녹이는 부분에 신경을 썼습니다. 또 싱크를 맞추는 데 공을 들였는데요. 예를 들어 디자이너마다 같은 키워드를 보고 떠오르는 느낌과 생각이 다를 수 있기에, 가이드 역할을 해주는 비주얼 키워드도 함께 도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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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 하니까 갑자기 떠오르는 게 있어요. 구독을 해지했을 때 웃는 아이콘이 등장하더라고요. 당연히 울상 짓는 모습이 나올 줄 알았는데 말이죠.
진언 : 처음에는 이별의 아쉬움을 표현하기 위해 슬픈 표정을 중심으로 시안을 잡았는데, Yahoo! 쪽에서 ‘그동안 이용해줘서 고맙습니다. 다음에 다시 뵙길 바랍니다’라는 무드로 서비스와의 작별이 긍정적인 추억으로 마무리됐으면 좋겠다는 피드백을 주셨어요. 생각하지 못했던 포인트여서 특히 기억에 남아요. 여전히 알아야 할 것들이 훨씬 더 많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잘 쌓아 다양한 문화권에 잘 녹아드는 서비스를 만들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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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시안과 피드백을 거쳐 변경된 LYP Premium 구독 해지 화면
가림 : 저도 유리 재질 그래픽을 제작할 때 비슷한 일이 있었는데요. 메일 아이콘의 편지봉투 내 종이 실루엣이 봉투에 비치자, 보안성 면에서 우려된다는 의견을 주셨어요. 불투명한 유리 재질이지만 사물의 실루엣이 비쳐서는 안 될 포인트에서는 투명도를 조정하면서 덕분에 더욱 섬세하게 작업할 수 있었습니다.
글로벌 회사에서 일하기 때문에 얻게 되는 특별한 경험이자 성장 포인트 같아요. kakuma : 언어·문화가 다른 여러 나라의 구성원들과 소통 및 협업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그 때문에 새로운 시각,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오고 한층 더 발전하고 있다고 느낍니다. 서로의 노하우나 장점, 더 좋은 것을 만들고 싶다는 공통된 마음이 모여 더 나은 서비스가 되는 것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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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동효 님,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저는 Common UX 팀에서 LDS(LINE Design System) UX 가이드라인 운영/관리 및 LINE의 일관된 UX 사용성을 제공하는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멀티 프로필 UX 작업도 함께 진행 중이에요.
UX 디자이너는 사용자 경험을 책임지는 사람이잖아요. 보다 쉽고 심플하게 더 편리하게. 머리가 복잡해질 때가 많을 것 같아요. 혹시 나만의 취미 생활이 있나요?
요즘은 날이 좋아서 퇴근 후에 동네 산책을 하거나 달리기를 합니다. 특별하다고 할 수 있는 취미는 뜨개질이요. (가방에서 하늘색 실뭉치를 꺼내며) 오늘도 뜨면서 왔어요.
우와 색이 너무 예쁜데요? 이건 컵 받침인가요?
양말이에요(웃음). 지금 발가락 부분만 다섯 번 정도 떴다 풀었다 하고 있어요. 여기 보시면 코가 일정하지 않아서 또 풀어야 할 것 같아요. 사람들이 재밌다고 해서 저도 처음 해봤는데 어려워서 진땀 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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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계기로 뜨개질을 시작했나요?
제대로 한 건 2019년이니까 횟수로 딱 5년 됐네요. 그때 정서적으로 되게 많이 힘들었거든요. 대학 졸업할 즈음부터 약 1년간 준비했던 프로젝트가 있는데 완전히 손을 때기로 했을 때라 몸과 마음이 완전히 지쳤었어요. 그냥 매일 집에 앉아서 넷플릭스만 봤습니다. 현실 환기를 위해 여행을 간다던가 운동을 하기에는 에너지가 없었거든요. 그러다 진짜 안 되겠다 싶어서 가장 최소한의 에너지로 할 수 있는 걸 찾다가 ‘예전부터 관심이 있던 뜨개질을 이참에 해보자’하고 한 거죠.
손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취미는 중추신경계를 진정시켜 명상에 상응하는 평온함을 준다고 들었어요.
완전히 동의해요. 이런 효과를 기대하면서 시작한 건 아니었지만 돌이켜보면 하나에 몰입해 꾸준히 하는 행위가 마음을 달래는 데 도움이 됐던 것 같아요.
처음 만든 아이템도 궁금합니다.
목도리요. 코수도 가장 적게 들어가고 어려운 무늬를 넣는 게 아닌 이상 특별한 테크닉도 필요하지 않거든요. 그 간단함이 좋아서 초반에는 진짜 많이 만든 것 같아요. 주변에 선물로 주고 그랬는데 이제는 한 가지 패턴만 하는 건 도저히 지루해서 (목도리는) 뜨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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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뜬 핸드 워머와 숏비니. 지난 겨울 가장 자주 착용한 아이템 중 하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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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학으로 배운 건가요?
사실 어머니가 가르쳐주신다고 했는데 운전 연수는 가족한테 받지 말라는 이야기가 있잖아요. 그 느낌이 확 들더라고요. 저는 유튜브로 시작했습니다. 김라희 채널, 바늘이야기 김대리 채널이 초보자 튜토리얼이 잘 되어 있기도 하고 조회수도 높아서 많이 봤어요. 이후에 클래스 101 강좌를 구매해서 가디건, 브리오쉬 조끼도 만들기도 했고요. 그런데 할수록 욕심은 나는데 레벨이 확 늘진 않더라고요. 특히 제일 큰 사이즈로 떠도 늘 작게 만들어져서 딱 맞게 입을 수가 없었어요. 이게 뭔가 뜰 수는 있는데 응용은 안 되고 흉내 내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그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학원에 찾아갔군요?
제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 모두 제가 뜨개질하는 걸 아는데요(웃음). 어느 날 한 동료가 찾아와서, 어머니가 괜찮은 교육기관을 알려줬다면서 소개해주더라고요. 일본수예보급협회의 수료증 및 자격증이 나오는 정규 과정을 가르치는 곳이었는데 저는 ‘보그 니팅’ 커리큘럼을 배우는 6개월 주말반 과정을 다녔습니다.
뜨개질 자격증은 처음 들어봤어요. 신기해요!
수강생 대부분은 부업이나 은퇴 후를 위해 배우시는 분들이 많았어요. 아마도 당시에 20대 남성은 저 혼자였던 것 같아요. 저는 정말 순수하게 제 몸에 맞는 옷을 뜨고 싶어서 간 거였거든요(웃음). 모든 패턴을 처음부터 하나씩 배울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포트폴리오를 2개나 만들어야 해서 아직 수료는 못했지만요. 사실 자격증에 대한 욕심이 없어서 계속 미뤄지는 것 같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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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뜨개 패턴으로 구성된 포트폴리오 내용 중 일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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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를 그저 취미로 가볍게 즐기는 자세 좋은데요? 스트레스를 해소하려고 시작했는데 꼭 해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잖아요.
저도 원래 취미를 무슨 과제처럼 했었어요. 수영 배울 때만 해도 혼자 못하면 분해서 주말에 계속 연습할 정도로요. 뜨개질도 고비가 있었어요. 언젠가부터 게이지(일정한 면적 안에 들어가는 코와 단의 수)할 때 발견하지 못했던 실수를 하고 생각처럼 진도가 나가질 않더라고요. 속상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선생님께서 “마음에 안 들면 풀고 그냥 다시 하면 돼요. 스트레스 받지 마세요.”라고 하셨어요.
너무 당연한 말인데 그게 그렇게 위로가 되더라고요. ‘그래 실수해도 괜찮아, 그냥 다시 하면 돼’ 이렇게 생각하니까 마음이 편해졌어요. 사실 그때 업무적으로도 힘들었던 시기였는데 다 정리된 느낌이었습니다.
풀고 다시 한다. 계속 되뇌이게 하는 말이네요.
저도 예전에는 푼다는 게 내가 해 온 시간과 노력을 단숨에 날리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풀었다 다시 하면 처음 했을 때보다 더 빨리할 수 있거든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도 할 수 있으니 더 큰 우려점도 미리 방어할 수 있고요.
말이 나온 김에 뜨개질의 가장 큰 매력은 뭔가요?
바로바로 결과물을 볼 수 있다는 것. 그런데 그 결과물이 무척 정직해요. 한 코를 뜨면 딱 한 코만큼의 결과물이 나오고, 내가 열심히 하면 예쁘게 대충 뜨면 정말 대충 나옵니다. 그게 매력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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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휴식이 필요할 땐, 창밖이 보이는 카페에 가 뜨개질을 하며 여유를 즐기곤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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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어디에서 누구와 하시나요?
주말에 날을 잡고 좋아하는 카페에 혼자 가요. 테라스 자리에 앉아 아이패드로 넷플릭스를 켜고 맛있는 커피를 마시면서 뜨개질을 합니다. 중간중간 책도 보고요. 어떻게 보면 독특해 보일 수도 있는데 저는 남의 시선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아서 괜찮아요. 집에서도 뜨고, 지하철에서도 뜨고, 친구 기다리면서 공원에서도 뜨고,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시간이 생기면 해요.
마지막으로 뜨개질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요?
모두라고 하고 싶지만 그건 제 욕심인 것 같고요. 아마도 이 인터뷰를 끝까지 읽으신 분들이라면 어느 정도 새로운 취미나 뜨개질에 관심 있는 분이 아닐까요? 요즘에는 키트도 잘 나와 있으니 ‘그냥 한번 해보세요’라고 하고 싶어요. 틀리면 다시 풀면 되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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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Yuri Noh I Designer Yein 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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