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써야 할지 도통 갈피가 잡히지 않더라도, 더 이상 머리를 쥐어뜯지 않아요. 제 곁엔 똑똑하고 손 빠른 업무 파트너가 있으니까요. “내가 엉성하게 잡은 초안인데 네 생각은 어때?” 고민을 털어놓기 무섭게 속사포처럼 아이디어를 쏟아내는 ChatGPT. 참고할 만한 레퍼런스도 찾아주더니 고민하느라 며칠을 끙끙 앓은 마음까지 보듬어줍니다. 정말 놀라울 따름이에요.
모름지기 고기도 먹어 본 사람이 맛을 아는 법. 이제는 AI를 제대로 학습시켜서 그저 대답을 얻는 게 아닌 내가 원하는 걸 제대로 받아내겠다는 욕심이 생겨요. 맞습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분명 AI 시대는 시작됐어요. AI에게 찰떡같이 작업을 지시하고, 적재적소에 활용하는 능력이 주목받는 건 새로울 일도 아니죠. 이쯤 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질문이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그 답을 찾아서 이번 뉴스레터는 생성형 AI와 긴밀히 협업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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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다흰 [Platform Product Design 3], 이장혁 [Platform Product Design 1],
이준관 [Data Driven AI], 이한나 [Product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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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 메신저를 더 즐겁게 사용할 수 있는 AI 기능이 추가됐어요. 질문에 대한 풍부한 답변부터 이미지 생성은 물론 대화 도중 적절한 말이 떠오르지 않을 때 메시지나 스티커를 제안해주죠. 묻기도 전에 먼저, 심지어 각각의 상황에 맞춰 유연하게 말이죠. 어쩌면 그렇게 마음을 딱 읽은 것처럼 도와줄 수 있는 건지. LINE AI & LINE AI Talk Suggestions 서비스를 담당한 PM, 개발자, 디자이너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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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김다흰 UI 디자이너, 이장혁 UI 디자이너, 이준관 개발자, 이한나 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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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 AI는 어떤 서비스인가요?
한나 : 궁금한 것을 물어보면 AI가 학습한 최신 정보를 바탕으로 답변을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시간과 공을 들여 한 땀 한 땀 완성해야 하는 서비스가 있다면, 빠르게 시도해서 사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주는 게 중요한 것도 있다고 생각해요. LINE AI의 경우 후자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가 자유롭게 명령하고 결과를 얻는다’,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요청해서 얼마든지 튜닝할 수 있다’라는 시나리오로 접근해 올해 4월 일본에서 출시했습니다. 지금은 사용성을 바탕으로 퀄리티를 개선하고 있어요.
(LINE AI 버튼을 누르며) 시작부터 너무 귀여운 브라운 캐릭터가 등장하네요.
장혁 : 귀엽죠? (웃음). 현재 LINE AI는 일본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데요. 일본은 타 국가 대비 AI 사용 경험이 많지 않고 아직은 AI에 대한 신뢰도가 아주 높지 않아서 이를 고려해서 적용한 연출입니다. 첫 화면부터 기능 위주의 UI로 구성된다면, 사용자가 부담을 느낄 수 있다고 판단했거든요. 친숙한 브라운 캐릭터가 손을 흔들며 사용자를 반갑게 맞이해줌으로써 심리적 장벽을 낮추고, 화면 하단에 프롬프트 예시를 제공해 사용자가 어떤 질문을 할 수 있는지 자연스럽게 안내하며 행동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온보딩인데 이탈하지 않고 끝까지 보게 되네요. 여기에 질문을 입력하는거죠?
장혁 : 네. 입력창에 질문을 넣으면 원하는 검색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 LINE AI는 크게 두 가지 기능을 제공하는데요. 지금 사용하신 것처럼, 궁금한 정보를 물어보고 답변을 받는 ‘AI 텍스트’와 원하는 형상을 프롬프트로 입력하면 그에 맞는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AI 캔버스’입니다. 현재는 모드가 나뉘어 있지만 7월 중순 예정된 Phase 2 업데이트를 통해 하나로 통합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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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 지루한 튜토리얼 대신 브라운 캐릭터를 등장시켜 사용자의 자연스러운 학습을 유도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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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해 보이는 요소 하나도 여러 번의 디자인 테스트를 거친다고 들었어요. 온보딩 외 남다른 사용자 경험을 위해 고민한 부분이 있다면요?
장혁 : ‘사용자가 묻고 AI는 답하는’ 구조가 반복되는 만큼 이 과정이 부자연스럽지 않게,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인터랙션 디자인 팀에 답변 로딩 애니메이션 및 타이핑되듯 답변이 출력되는 텍스트 스트리밍 애니메이션을 요청했는데 섬세하게 잘 설계해주셨습니다. 그 결과 지금 보시는 것처럼 사용자는 AI가 응답하고 있는 상태를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으면서도 자연스럽게 답변을 받아볼 수 있게 됐습니다.
듣고 보니 정말 그렇네요. 답변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한 고민도 깊었을 것 같아요.
준관 : 아시는 것처럼 LLM*에 프롬프트만 적당히 넣어주면 괜찮은 추천 결과를 바로 얻을 수 있습니다. 대신 어떤 프롬프트를 사용하는가에 따라, 때로는 단어 한두 개 차이에도 결괏값이 크게 달라지죠. 그래서 프롬프트를 수정하고 테스트셋 결과를 확인하고 다시 프롬프트를 수정하는 이 사이클을 반복할 수 있도록 효율적인 체계를 갖추려고 노력했습니다. 여기에 다양한 프롬프팅 기법을 조사하고 적용해보는 것도 중요했는데요. 많이들 아시는 Chain-of-Thought 기법**도 효과적이고, 저희가 테스트하면서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모든 경우를 커버하는 긴 프롬프트 하나보다 각각의 경우에 맞게 짧게 나눈 프롬프트 여러 개의 답변 품질이 좋다’ 였습니다.
*Large Language Model, 대규모 언어 모델 **LLM에 답을 한 번에 요구하는 것보다 단계를 나눠서 차근차근 답에 접근하게 하면 더 정확해진다는 프롬프팅 기법
AI로부터 좋은 답을 얻는 꿀팁이네요. 이제 LINE AI Talk Suggestions로 넘어가볼게요. 많은 이들이 AI를 사용하는 이유로 ‘귀찮아서’를 꼽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검색도 싫다며 궁금한 게 생기면 곧바로 AI를 찾죠. 개인적인 호기심, 자료 분석, 상담까지 모조리. 이러한 맥락을 읽고 탄생한 서비스 맞나요?
한나 : LINE AI Talk Suggestions는 ‘LINE 사용자는 어떤 불편함을 느끼는가?’라는 질문에서 시작됐는데요. 사용자 조사 데이터를 분석하고 또 분석하면서 굉장히 아이러니한 점을 발견했거든요. 사용자들이 메시지 작성을 어려워한다는 것. LINE은 메신저 서비스인데 말이죠. ‘이 Pain Point를 해결해주면 어떨까?’에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해서 탄생했습니다. 현재 Labs 서비스로 출시되어 현재 전체 사용자를 대상으로 Public 출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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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메시지를 보내야 할지 고민이 되는 사람들을 위해 생성형 AI가 대신 써주는 기능을 도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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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메시지 작성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뭘까요?
한나 : 말 그대로 ‘지금 메시지를 작성할 수 없는 상황’이 될 수도 있고 ‘무엇을 작성해야 할지 모르겠다’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AI가 이 두 가지 씬을 모두 도와줄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대화의 흐름과 맥락을 읽은 AI가 상황에 맞는 메시지를 써주면 사용자는 이걸 바로 보내거나 편집해서 사용할 수 있어요.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와주는지 듣고 싶어요.
다흰 : 크게 3가지 기능이 있습니다. 먼저 Suggest Reply와 Suggest Sticker는 AI가 챗룸(대화방)에서 이루어진 이전 대화를 분석해 상황에 맞는 메시지나 스티커를 추천해주는 기능입니다. Change Tone은 사용자 말투를 다양한 스타일로 변경해주는데요. 옵션으로는 존댓말, 캐주얼한 느낌, 고양이 말투, 사무라이 어투 등이 있습니다. 상황에 맞게 정중하게, 상냥하게 혹은 위트 있게 사용자의 표현 스타일을 확장해주죠. 여기에 오타를 교정해주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고요.
Suggest Reply 답변은 상황에 맞게 고를 수 있나요? 선택지가 다양한 지 궁금해요.
준관 : 현재 OpenAI의 GPT 모델로 서비스하고 있는데요. GPT 모델의 기본적인 성격이 엄청 밝은 것 같아요 (웃음). 아무런 조건 없이 답변을 추천 받으면 죄다 긍정적인 것만 나오더라고요. 그래서 긍정 답변 3개와 부정 답변 2개가 나오도록 설정해두었습니다. 도움이 되는/센스 있는/위로하는 등 조건에 따라 도출되는 답변이 사용자 니즈에 맞게 더 최적화될 수 있도록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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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 맥락을 바탕으로 메시지나 스티커를 제안받을 수 있으며, 상황이나 대화 상대에 맞게 말투도 변경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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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답변 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추천 품질이 핵심일 것 같아요.
한나 : 맞습니다. Labs 출시를 준비하면서 따로 품질 파트를 운영할 정도로 신경을 많이 썼는데요. 우선 품질의 기준을 만드는 작업부터 시작했습니다. ‘어떤 기준을 두고, 답변 추천의 퀄리티를 평가할 수 있을까?’를 정하고 각 항목의 점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끊임없이 프롬프트 튜닝을 했어요.
준관 : LLM 모델 등장과 함께 모델 개발에 들어가는 노력은 감소한 대신 모델 평가가 훨씬 어려워졌는데요. 아무래도 예전처럼 '정확도 몇 퍼센트(%)' 숫자로 이야기할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테스트 대화셋을 생성하고 평가 기준을 선정한 후, 기계 평가 및 LINE 야후 커뮤니케이션즈(LINEヤフーコミュニケーションズ株式会社)에 의뢰해 사람 평가를 시행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들어 LLM 모델/프롬프트 개선 후 평가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스티커 제안은 적절한 ‘정답 키워드셋’을 미리 수집해서 정답 대비 정확도를 매기는 기계 평가를 진행하고 있고, 답변 제안은 사용자의 선호도를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디자인적으로는 어떤 노력을 했나요?
다흰 : 사용자에게 AI 기반 서비스라는 걸 명확하게 인식시키면서도 너무 딱딱하거나 차가운 느낌이 들지 않도록 설계하는 데 중점을 뒀어요. 예를 들어 로딩 인터랙션이나 결과 노출 방식에서 ‘AI가 생각 중’이라는 걸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표현 방식을 고민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작은 영역이지만 LINE AI로 진입하는 버튼의 경우, 해당 기능이 익숙하지 않은 사용자도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텍스트 모션을 더한 형태로 반영됐습니다. 인터랙션 디자인 팀의 인영님께서 타이밍 등에 여러 부분에서 아주 섬세하게 신경 써주시며 구체화 과정에 큰 도움을 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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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답변을 생성 중일 때, 제대로 작동하는지 의문이 들지 않도록 인터랙션을 넣어 시각적 피드백을 제공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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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용자 조사(UT, User Test)를 통해 효용성 및 편의성 검증도 진행했다고 들었습니다.
한나 : 저희가 제공하는 기능은 사용자의 대화를 분석한 후 답변을 제안하는 굉장히 개인화된 기능이라고 생각해요. 흐름에 따라 다른 제안이 나오니까요. 그런데 서비스 출시 전에는 사용자들이 실제 자기 대화에서 이용해 볼 수 없잖아요. “어떤 느낌일지 모르겠지만”, “얼마나 잘 추천해줄지 모르겠지만”이라는 공통적인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안 되겠다 싶어서 올해 1월 베타 기능을 넣어 다시 UT를 진행했습니다. 역시나 완전히 반응이 다르더라고요. UT를 할 때는 사용자가 몰입해서 조사에 임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단 걸 깨달았습니다.
그렇다면 사용자 입장에서 LINE AI Talk Suggestions는 언제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다흰 : 대화가 애매하게 끊겼을 때나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망설여질 때 Suggest Reply 기능이 좋은 힌트가 될 것 같아요. 작성한 메시지를 Change Tone으로 재가공하면 예상치 못한 재밌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해서 가볍게 눌러보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대화의 리듬을 만들 수도 있어요.
한나 : 타이핑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진짜 좋다고 느끼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엎드려서 침을 맞고 있을 때 요긴하게 활용했습니다. 하하하. 또 다흰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대화의 순간에 은근히 답변을 고민하게 되는 신이 꽤 있거든요. 정중하게 거절하고 싶다거나, 위로의 말을 건네야 한다거나요. LINE AI Talk Suggestions는 답변을 긍정, 부정 등 여러 타입으로 추천해주기 때문에 유용하게 활용해보시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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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이틀간 일본 도쿄 기오이초 오피스 컨퍼런스홀에서 ‘Tech-Verse 2025’가 열렸습니다. 엔지니어, 디자이너, PM 모두가 함께 즐기는 LY Corporation Group의 기술 컨퍼런스로 한국·일본·대만·태국·베트남 글로벌 동료들이 한자리에 모여 도전의 경험과 기술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인데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현장을 <ON-LINE Letter>가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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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오프라인, 12개 트랙, 131개 세션
박의빈 라인야후 CTO는 오프닝 키노트에서 ‘대규모 플랫폼 통합’ 및 ‘LY 그룹 전 서비스의 AI 에이전트화’에 대한 메시지를 전하며 Tech-Verse 2025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올해는 메인 테마인 ‘AI’와 ‘Security’를 비롯해 12개 분야에서 무려 131개 세션 발표가 이루어졌는데요. 그간 어디에서도 꺼내 보이지 않았던 고민, 재미있는 시도, 앞으로 선보일 기능 등을 공개하자 '와' 소리가 쉴 새 없이 터져 나왔습니다.
둘째 날 오프닝에는 글로벌 CTO들이 무대에 올라 서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답변하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현지화 전략과 글로벌 엔지니어링 협업 사례를 통해 함께일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한다는 걸 데이터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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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2 : Design
실전 사례만큼 즉각적인 인사이트를 주는 건 또 없을테죠. 둘째 날 진행된 디자인 트랙에서는 컴포넌트를 효율적으로 제작・관리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부터 빠른 의사 결정을 위한 디자인 워크숍 방법론까지 다채로운 경험담이 쏟아졌는데요.
권연수, 김소영 LINE Product Designer도 연사로 나섰습니다. 생성형 AI를 접목한 LINE 메신저의 모습 및 아이데이션 과정, LINE의 5개 탭이 사용자 편의성을 중심으로 새롭게 디자인 개편되는 Grand Design 프로젝트를 공개하며 기대감을 높였습니다.
*Internal과 External로 온라인 송출 채널을 분리해 아직 공개되지 않은 프로젝트는 임직원만 들을 수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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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고 싶은 굿즈 & 리워드
좋아하는 것, 원하는 것, 필요한 것까지 고민해 만든 굿즈에 감동받지 않을 사람은 없을 겁니다. 리셉션에는 자체 제작한 이름표, 신선한 원두가 담긴 커피티백, 스티커, 뱃지 등 참가자를 위한 선물 보따리가 마련되어 있었는데요.
특히나 반응이 좋았던 건 '동시통역기'였습니다. 한국어, 일본어, 영어 어떤 언어로 발표가 진행되든 기기를 귀에 쏙 꽂기만 하면 언어의 장벽을 느낄 수 없었기 때문이죠. 원하는 주제를 부담 없이 선택해 들을 수 있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뒤따랐습니다.
굿즈도 굿즈지만 리워드 덕분에 컨퍼런스가 지루할 틈이 없었던 것도 특징 중 하나. 행사 중 랜덤으로 나타나는 QR코드를 스캔해 스탬프를 모아 상품으로 교환하는 이벤트였는데요. 요즘 일본에서 가장 핫한 꽁꽁 언 아이스크림도 바로 떠먹을 수 있는 알루미늄 스푼을 받기 위한 눈치 싸움이 치열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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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별 관전 포인트
이번 공간 디자인 콘셉트는 '오감으로 경험하는 변화'였습니다.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자극하는 동시에 완전히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인 듯한 즐거움을 주고 싶었다고 해요. 그래서일까요? 공간별로 각기 다른 매력을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어요.
넓게 트인 창으로 쏟아지는 햇살에 들어오자마자 기분이 좋아지는 리셉션. 환대의 기분을 안고 복도를 따라 걸으면 라인 야후 서비스를 부스 형태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만남의 장소이자 대화의 물꼬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와 반대로 트랙별 메인 룸과 세미나룸은 심플한 구성과 어두운 조명을 선택해 오롯이 발표에 집중할 수 있게 도와주었는데요. 빈백 의자와 낮은 테이블을 배치해 휴식할 수 있는 공간 및 간식이 제공되는 키친, 급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Work Station 등도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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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삼시 세끼
식사도 건너 뛰고 일찍 발길을 재촉한 이들을 위해서 매일 아침에는 갓 구운 뜨끈한 크루아상과 애플파이, 컵과일, 수준 높은 바리스타가 직접 내려주는 커피가 제공됐습니다.
오전 세션이 종료되고 찾아온 점심시간에는 도시락이 등장했는데요. 잠시 걷는 것도 힘겨운 무더운 날씨에 더없이 반가운 존재가 아니었나 싶어요. 일본산 와규로 만든 전통 스키야키 덮밥과 채식 도시락 중 하나를 골라 공간 곳곳에서 캐주얼하게 식사를 즐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행사 종료 후 열린 애프터 파티에서는 미슐랭 프렌치 레스토랑 출신 셰프가 선보이는 고급 핑거푸드와 플래터 요리가 등장했는데요. 덕분에 한층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늦게까지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는 후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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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 해커톤 : Hack Day
이틀 간의 Tech-Verse 행사가 끝나자 Hack Day 이벤트가 바톤을 건네받았습니다. 한정된 시간 내에 쉬지 않고 아이디어를 내고 개발해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사내 해커톤 대회인데요.
팀으로 출전하게 됩니다. 최소 2개 이상의 국가의 멤버가 직접 꾸린 Global Mixed Team과 주최 측에서 팀을 구성해주는 셀렉션에 참여해 결성된 General Team으로 말이죠.
올해는 총 319명이 참가해 현실에 한계를 두지 않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냈다고 하는데요. 과연 이 독창적인 생각들이 라인 야후 서비스에 어떻게 녹아들지, 어떻게 우릴 설레게 할지, 벌써 기대가 됩니다.
*Tech Week는 이틀간의 Tech-Verse 기술 컨퍼런스와 시상식을 포함한 3일간의 Hack Day 해커톤으로 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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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의빈 [LY Corperation C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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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뜨거운 여름날 만나게 되었네요. 사무실에 초대해주셔서 감사해요.
의빈 : 도쿄 많이 덥죠? 커피 한 잔 드릴까요? (각종 커피와 차가 담긴 함을 내밀며) 원하는 걸 골라보세요.
패키징이 예사롭지 않은 이 하프카페인 드립백 커피 마실게요.
의빈 : EJ님(LINE+ 대표)이 선물로 주신 건데 디카페인에 무산소발효 블렌드래요. 향이 좋죠? 오는 분들 내려드리다 보니 막상 제가 먹을 게 없네요. 에잇, 더 사다 달라고 해야겠어요. 하하하.
직접 내려주셔서 그런지 더 산뜻하고 맛있네요. 그럼 본격적으로 대화를 나눠볼까요? 이틀간의 Tech-Verse 2025를 성공적으로 마친 소감이 궁금해요.
의빈 : 소감이라고 할 것도 없이 평소와 똑같아요. 지금 밀린 숙제가 너무 많아서요. 오늘만 해도 30분 단위로 일정이 꽉 차 있어요. 멤버들과 좀 더 싱크를 맞춰야 하는데, 저도 사람들도 모두 바빠서 미팅 약속을 잡는 것도 쉽지 않네요(웃음).
키노트가 인상적이었어요. 무대에 서면 긴장감이 생기기 마련인데, 오히려 밝고 편안한 에너지로 경직된 행사장 분위기를 풀어주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것도 굉장히 유창한 일본어로 말이죠. 이런 걸 무대 체질이라고 해야 하나요?
의빈 : (고개를 저으며) 아니에요. 연습할 시간도 없었는걸요. 그냥 저를 살짝 내려놓고 편하게 했어요.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안되는 언어가 어떻게든 되는 초능력이 생겨나요. 여러분도 다 마찬가지일 겁니다. 그보다 이 행사를 준비한 멤버들이 정말 열심히 해주셨거든요. 보이지 않는 무대 뒤에서 묵묵하게 성실히. 그렇지 않으면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없었을 거예요. 전부 멤버들 덕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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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의빈 라인야후 CTO, 권순호 라인플러스 CTO, 첸 마르코 라인 대만 CTO, 카셋신 볼 라인 태국 CT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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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날 의빈님의 기조 연설로 행사 시작을 알렸다면, 둘째 날은 Global CTO 세션으로 협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글로벌 ‘원팀’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는 반응이 많았어요.
의빈 : 어떤 회사 건 합병을 하면 서로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LY(라인야후)는 당장 할 일이 너무 많다 보니 그런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최소 일주일 동안 이렇게 다 같이 모여서 전략이든 비전이든 프로세스든 나누는 자리가 필요했죠. 그래서 내부적으로 글로벌을 포함해 서로를 확실히 알아가는 Tech-Week 행사를 진행해왔는데요. 올해부터는 LY로서의 기술 브랜드도 외부에 동시에 알리고자 하이브리드 형태로 온라인 세션 일부를 오픈했습니다. 글로벌 자회사 간 어떤 식으로 협업을 하는지 알지 못하는 분들의 시선에서 실제 업무를 가지고 이야기를 전했죠. 그런데 내부 멤버들도 잘 몰랐던 부분을 자연스레 알 수 있어서 도움이 됐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AI, Security, Design 등 12개 트랙에서 131개의 세션 발표가 진행됐죠? 작년에 비해 규모가 커졌습니다.
의빈 : 올해는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도록 했어요. 우리의 기술과 방향성을 외부에 알리는 것도 의미 있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여전히 LY Corporation Group에 속한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는 데 더 큰 방점을 둔 행사예요. 말 그대로 ‘내부 페스티벌’이요. 오늘부터 이틀간은 엔지니어, 디자이너, PM 등이 갇혀서 열심히 프로그래밍하는 Hack Day인데요. 어떤 결과물이 나올지 기대하는 마음으로, 어서 축하해주고 싶은 마음으로 시상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왜 주변 환경이 주는 기운이 있잖아요. 이런 행사에 참석하면 마음가짐부터 달라질 것 같아요.
의빈 : 내가 왜 이 일을 하고 있고 해야 하는지 이미지로 그려지는 것과 시켜서 하는 건 결과가 다를 수밖에 없잖아요. 그게 모티베이션이 되는 경우가 많고요. 자기 일에 몰두하다 보면 그 세계에 완전히 빠져버려서 잊어버리기 쉬우니까 계속 상기시키는 거죠. ‘아 맞다, 이 큰 그림에서 내가 하는 건 이거지, 이렇게 연결되는구나, 혼자서 외롭게 고민하는 게 아니었어’ 생각을 하게끔요.
억지로 주입하는 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느끼도록 말이죠?
의빈 : 네. 직접 보고 경험하는 데서 더욱 많은 것을 얻을 수 있을테니까요. 또 서로 만나 각자 가지고 있는 걸 꺼내고 교류하는 시간도 지속적으로 필요하고요. 가장 많이 받았던 피드백이 ‘이분들이 이런 작업을 하시는지 몰랐다’ ‘만나서 직접 이야기를 들으니 너무 좋다’예요. 제가 잡은 목표와 여러분이 좋아해주시는 포인트가 일치해서 기뻤습니다.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 전 제일 즐거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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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서 먼저 다가가 어렵지 않게 말을 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
의빈 : 제가 주최하는 미팅에는 리더만 들어와요. 그래서 제가 늘 '아잇, 당신들 말고 멤버들의 의견이 듣고 싶다고요'라고 말하거든요. 여러 의견을 직접 들을 기회가 많이 없으니 이럴 때 열심히 만나는 거죠.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 자체가 서로에게 어떤 에너지를 주잖아요. 이번에 저도 에너지를 많이 받았어요.
의빈님이 생각하시는 CTO 역할이 바로 그런 것일까요?
의빈 : 그렇죠. 환경을 만들어주고, 이해하도록 도와주고, 사람들을 연결하는 역할.
어쩐지 엔지니어를 떠올리면 결괏값만을 중요시할 것 같았는데 예상이 빗나갔네요. AI 시대에도 같이의 가치가 유효한 걸까요?
의빈 : 코딩만 잘하면 된다? 그렇다면 AI 시대에 기술자는 필요 없겠죠. 뭘 해야 하는지, 어떤 조직과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이해하는 설계자가 되어야 해요. 코딩은 하나의 조각에 불과합니다. 그러므로 코딩만 하는 사람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온 게 맞습니다. 원래 엔지니어는 그런 개념이 아니기도 하고요. 목표가 맞는지, 그것을 위해 어떤 형태로 어떻게 나아갈 것인지 설계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그런데 그 설계를 혼자서 할 수 없으니까 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고요. 결국 좋은 협업 문화 없이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없다고 생각해요.
이건 엔지니어가 아니라 모두에게 해당되는 이야기처럼 들리기도 해요.
의빈 : 맞아요. 디자이너라고 해서 다른 게 하나도 없습니다. 절대로 영역에 선 긋기를 하면 안돼요. 생성형 AI를 Figma 같은 하나의 툴이라고 생각하면 쉬워요. 나를 도와줄 되게 똘똘한 도구가 하나 나온 거죠. 여러분은 원래도 그림 그리는 사람이 아니었잖아요. UX/UI를 설계하는 사람이었죠. AI가 나의 일을 대체할 것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사실 누구나 할 수 있었던 일을 하고 있었던 거예요. 도구는 항상 진화하고 바뀔 수밖에 없으니 향상된 도구로 더 많은 걸 설계해나가면 좋을 것 같습니다.
AI에 경쟁심을 느낄 필요가 없군요?
의빈 : AI가 나타나서 내 일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더 늘어난 거죠. AI라는 비서가 어떤 부분을 빠르게 처리해주니까요. 실상은 같은 시간 내에 더 많은 일을 해낼 수 있게 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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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과정을 즐기면서 해내자'라는 말을 자주 하시더라고요.
의빈 : 도전이라는 단어보다 일본어로 말하자면 ‘네바리즈요이 (ねばりづよい)’ 그러니까 끈기 있는, 끈질김을 강조해요. 끝까지 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능력을 떠나서 힘들면 쉬고 싶고, 포기하고 싶고, 다른 걸 하고 싶잖아요. 그런데도 끈질기게 끝까지 가보는 그 의지를 말하고 싶었어요.
'적당히'하고 끝내고 싶을 때 그걸 이겨내는 근성 같은 거네요. 그런데 대화를 나눌수록 의빈님 이야말로 그 수식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분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의빈 : (손사래를 치며) 아니에요. 정말 끝까지 해내는 분들이 많거든요. 특히 LY 및 그룹사에는 기본적으로 훌륭하신 분들이 정말 많아요. 그래서 환경과 문화가 더욱 중요하고요.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아요. 이 훌륭한 분들이 한층 더 능력을 더 발휘할 수 있도록 저희가 더 노력해야죠.
많은 걸 책임지는 사람으로서 힘들지는 않으세요? 체력적으로 어떻게 관리하세요?
의빈 : 열심히 운동합니다. 최근에 올리비아님(비서)이 ‘의빈님 건강해지신 것 같아요’라고 하더라고요? 하하하. 얼마나 뿌듯했는지 몰라요. 병원에서 경고도 받고, 지친 걸 느끼면서 일종의 운동 루틴을 만들었는데 확실히 좋아진 것 같아요. 평일엔 PT를 받고 주말에는 골프를 치러 가요. 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캐디가 없고 셀프 플레이 방식이거든요. 그래서 운동량이 꽤 됩니다. 아, 러닝도 시작했어요. 아침 6시 전에 일어나서 뛰고 출근하는 게 목표인데 쉽지 않더라고요. 일주일에 2번 정도 성공합니다.
러닝의 인기가 어느 때보다 뜨거운데, 이걸 보고 같이 뛰자고 하시는 분들 꽤 있을 것 같아요.
의빈 : 저 진짜 잘 뛰는 사람 아니거든요? 1km 평균 속도 8분대라고요. 다 좋은데 같이 뛰는 건 정말 안돼요. 우리 체력 관리는 알아서 각자 잘합시다(웃음). 아무튼 모두 너무 수고 많으셨고 내년 Tech-Week는 더 재밌게 해봅시다.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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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먼밀러 임스 스토리지 유닛 선반
요즘 눈독 들이고 있는 선반입니다. 가격이 착하진 않지만 볼수록 너무 매력적인 것 같아요. '오드플랫(oddflat)'이라는 곳에서 빈티지 제품 옥션을 할 때마다 가슴이 두근거려요.
이지은 [Main Product Desig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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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가게 & 굿윌스토어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 중이에요. 그동안 너무 많은 물건 속에서 살고 있었던 것 같아서 꼭 필요한 것 외에 새로운 구매는 최대한 줄였어요. 가진 물건은 잘 쓰고, 안 쓰는 멀쩡한 물건은 굿윌스토어나 아름다운가게에 기부하고 있어요. 두 곳 모두 기부금 영수증을 발급해주기 때문에 연말정산 시 세액공제 혜택도 받을 수 있습니다.
김미래 [Platform Product Design 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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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GM 카페 목공방과 함께 운영되는 카페라서 원목 인테리어가 주는 편안함과 아늑함을 느낄 수 있어요. 동시에 야외 테라스에서는 계절에 따라 변하는 숲도 보고 계곡 물소리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아요. 어둠이 내려앉는 시간엔 알전구에 불이 하나둘 들어오는데 그 풍경도 참 근사해요.
유수하 [Main Product Desig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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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스 이즈 어스(This Is Us)
이걸 보기 위해 디즈니플러스를 구독했습니다. 따듯한 가족 드라마인데 삶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드는 잔잔한 여운이 있어요. 6개 시즌을 정주행할 정도로 재밌게 봤습니다. 강력 추천!
김나혜 [User Research]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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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Yuri Noh I Designer Garim Kim I Interaction Designer Seonguk Lee, Inyoung 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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